
한우값은 바다 건너서 온 미국산 소고기나, 호주산 소고기보다 비쌉니다. 중간 유통업자가 돈을 다 떼어먹어서 비싸다는 것은 너무 단순한 생각인 것 같습니다.
중간 유통업자가 많을 수밖에 없다
한국 소고기 시장의 괴랄한 유통구조를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겁니다. 미국산이나 호주산은 사육, 도축, 가공, 도매 한 번에 쭉쭉 이어지는데 한국은 온갖 유통구조를 거쳐서 유통비가 올라갑니다.

https://www.ccdaily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59442
쇠고기 유통구조 왜곡 심각 - 충청일보
한·미 쇠고기 협상으로 한우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중 소비자들이 애용하는 한우판매 음식업소들은 이전과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어 유통구조를 시급히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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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서 다 해쳐먹고 마지막으로 이마트가 해쳐먹어서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소고기 유통구조는 중간에서 돈을 빼먹는 구조가 아니고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형성이 되어 있는 겁니다.
- 대규모 소고기 농가가 없는 한국
- 소규모 소고기 농가들로 인해 생겨난 복잡한 유통망
- 유통과정에서 생기는 유류비와 인건비
- 대규모 농가가 가능한 해외
소규모 영세 농가가 많은 한우시장
한국 농가는 호주나 미국처럼 대규모로 소를 키우지 않습니다. 전국에 퍼진 소규모 농가에서 도축장으로 소를 보내는 구조입니다. 대량으로 키우는 농가가 없으니 도축장도 대표적인 지역에 몰려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김해나 음성에 도축장이 있습니다. 그럼 일단 전국 각지 농가에서 소를 도축장에 보낼 때 이미 여기서 유류비와 인건비 즉 1차 유통비가 나갑니다.
도축장에서의 경매
도축장에서 도축을 하면서 동시에 경매가 이루어집니다. 만약 대기업이 한우사업에 진출해서 대량 생산을 했다면 정해진 시장가가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한국 시장 규모 자체가 작아서 소고기 품질이 통일되지 않습니다.
어떤 소는 품질이 안 좋을 것이고 어떤 소는 s급 품질일 것이고 뒤죽박죽이기 때문에 경매장이 있습니다. 여기서 쓸데없는 비용이 지출됩니다. 그리고 경매가 끝나면 가공장으로 이동됩니다. 여기서 이동될 때 유류비 인건비 2차 유통비가 나갑니다.
가공장에서 오프라인 판매점
가공장에 도착해서 가공을 하고 이제 그 고기들이 도매상에게 향합니다. 그리고 그 도매상한테 정육점, 마트들이 고기를 사 와서 마침내 소비자들에게 가격을 붙이고 파는 형태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배송비와 기름값이 계속 쌓입니다.
중간 유통업자가 돈을 떼먹는 구조가 아닙니다. 그냥 자기들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일 뿐입니다. 한국은 땅이 작고 대규모 농장이 없어서 단순 유통이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대규모 소 농가가 없는 이유
그럼 대기업이 들어와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현실적으로 힘들어 보입니다. 일단 한국 내수시장이 너무 작습니다. 그리고 땅 값도 비쌉니다.
소를 많이 키우기 위해선 이 비싼 한국 땅에서 엄청난 초기비용이 들어갈 예정이라 소 값이 그렇게 쉽게 떨어지진 않을 겁니다.
해외시장은 왜 단순유통이 가능할까?
해외는 그냥 넓은 땅에서 수많은 소를 키우기 때문에 단순유통이 가능합니다.

사진의 호주산을 예로 들면 호주는 땅덩어리가 엄청나게 넓은 나라입니다.
http://www.farminsight.net/news/articleView.html?idxno=7775
호주에서 서울 면적의 6.7배 크기의 비육우 목장이 1천4백억원에 거래되었다 - 팜인사이트
[팜인사이트=남인식 편집위원]면적 기준으로 1개 목장 부지가 우리나라 전남·북을 합친 크기(2만㎢)에서 제주도 크기(1만3천㎢) 보다 큰 목장까지 초대형 목장 7개를 가지고 있는 호주에서 북쪽
www.farminsight.net
기사를 보면 한 개의 농가 크기가 서울 면적의 6.7배라고 합니다. 실제로 미국이나 호주 한 개의 농가에서 도축되는 소의 양이 한국 전체 도축양보다 더 많습니다. 많이 키우기 때문에 도축장과 가공장도 다 붙어 있습니다.
쓸데없는 유통비가 여기서 줄어드는 거죠. 넓은 땅에서 대량으로 키우는 게 가능하니 싼 값에 유통이 가능해지고 전 세계에 수출도 가능합니다.
결국 한국은 어쩔 수 없이 복잡한 유통구조를 가지게 되고 거기서 파생되는 유류비, 인건비, 중개상비가 덕지덕지 붙어서 해외를 건너오는 호주산 소고기보다 비싼 값이 돼버립니다.
비싼 유통구조 때문에 만들어진 한우 프리미엄

결국 가격을 낮추고 싶어도 낮출 수가 없기 때문에 한우가 1등급이라는 브랜딩을 하는 겁니다. 미국산이나 호주산보다 비싼 이유라도 갖다 붙여야 하는데 브랜딩 말고는 할 게 없는 거죠.
근데 사실 한우가 바다 건너온 해외산보다는 당연히 맛은 있습니다. 한국에서 바로 도축돼서 빠른 기간 안에 먹는 거니 바다 건너온 고기들보다는 품질이 좋을 겁니다.
그래서 한우 프리미엄 브랜딩이 아직도 먹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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